(스압) 격리 고수(?)의 나라별 이동 및 격리 후기 1부

자가 격리 하루 남은 기념으로 쓰는 지난 1년간의 나라별 (미국, 한국, 캐나다) 이동 및 격리 후기입니다.

(원래 한 포스팅으로 끝내려 했는데 말이 길어져서 카테고리도 생활정보에서 잡담으로 바꾸고 끊어서 올려야겠어요.
생각보다 시간 금방 가네요. 곧 출소할 수 있겠네요.)

기간은 캐나다가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인 2020년 3월부터 현재인 2021년 2월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너무 너무 심심한데 일 하기는 싫어서 쓰는 후기입니다)
꽤 긴 글이 될 거 같아요ㅎㅎ.
참고로 저는 코로나 양성 나온적은 없고요, 한국 다녀올 때 비행기 탄 거 빼고는, 모두 육로로 혼자 운전해 다녀서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은 최소화 했습니다.

일단 두괄식으로 각 나라별 요약하고 시작하겠습니다.

  1. :us: 미국 (인디애나): 한마디로 자유의 나라. 정부에서 뭐좀 하려고 하면 “으디서 폭업적인 정부 따위가 신성한 국민의 주권을 침해하려 들어?” 이런 분위기… 그리고 현실적으로 땅도 넓고 집행할 사람도 부족해서 할 수 있는 거 별로 없음. 양성 나와도 당장 죽을 거 아니면 집에서 격리. (당장 바이든 아저씨가 입국시 격리 강제 시킨다는 서명을 한 지 한참이 됐는데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는 거 보면…)

  2. :canada: 캐나다 (토론토): 땅은 넓고 집행할 방법도 딱히 없어서 일단 국경은 닫았는데, 큰 효과는 없어 보임. 미국하고 상황은 비슷한 거 같은데 사람들 인식은 좀더 나은 듯…? (사실 이것도 잘 모르겠음…) 근데 확실히 1년 전에 비해 최근 고삐를 죄는 듯 (경찰이나 공무원이 직접 격리 확인하러 옴).

  3. :kr: 한국: 확실히 행정 연계가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잘 되어 있고 (입국 하자마자 지자체에서 검사 받으라고 전화옴) 선제적으로 열심히 잡아 냄. 격리 수칙도 체계적이고 실제 집행도 가능함. (물론 헛점도 있고 완벽한 건 아니지만 방역에 대한 평가는 논란의 소지도 있고 전문가도 아니므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kr: 이모지는 kr로 검색해야지 korea로 검색하면 북한 :north_korea: 만 나옵니다;)

일단 저는 부모님이 한국이랑 토론토에 계시고,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동생도 뉴욕 주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미국-한국-캐나다를 오가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미국-캐나다는 주로 육로로 다니기 때문에 좀더 다니기가 수월하지요. 최근들어 육로도 통제가 좀 강해지긴 하는데 그래도 항로에 비해서는 훨씬 낫죠…

격리 횟수를 따지면, 미국에서 1번, 한국에서 1번, 캐나다에서 3 (+3)번 (괄호 친 이유는 격리 중간에 출국 했기 때문), 거의 2달 가까이 집에만 틀어 박혀 있었네요 ㅋㅋ…

한국 같은 경우는 격리 중에 출국이 금지 되어 있지만, 캐나다 같은 경우는 격리 중에도 출국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입국시 “격리가 뭐야?” 이러고 있지요.

이 코시국에 프로 국경러가 된 이유는 이게 다 멍멍님 때문입니다.
토론토 집에 계신 멍멍님을 누군가는 돌봐야 하는데, 아버지는 주로 한국에 계셔서 어머니, 동생, 제가 번갈아 가면서 토론토 집을 봐야하는데, 동생은 학교 출근을 해야하고 어머니도 한국 갈 일이 있으셔서, 그나마 집에서 일 할 수 있는 제가 주로 토론토 집을 봤지요.

아마 시간 순서로 얘기하는 게 제일 편할 거 같네요.

  • 2020년 3월

(제가 사는 지역은 인디애나에서도 시골 지역이고 중서부 지역 특성상 대도시와는 분위기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사실 미국은 (캐나다 및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로) 2020 초인 1, 2월에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가 처음 퍼지기 시작할 때 “어휴 아시아 바이러스 ㅉㅉ” 이런 반응으로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지요. 당장 2월 말에 루이지애나에서 벌어진 Mardi Gras도 평소처럼 진행 됐으니까요. 그러다가 3월쯤에 다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인식하고 마스크와 소독제가 상점에서 동나기 시작했으며 가게들을 닫기 시작했지요. (물론 이 때까지만 해도 마스크 쓰는 것이 흔하지는 않았죠.)

이때까지만 해도 북미 지역은 뉴욕주나 캘리포니아주 정도 말고는 이동 제한이 크게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연히 격리도 없었고요. 3월 중순에 학교가 봄방학이라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올 때만 해도 아무런 특이 사항 없었습니다. 놀랐던 건, 한국에서 부모님이 미국에서 마스크나 손 소독제 챙겨서 캐나다로 오라고 해서 미국 월마트나 약국들 돌아다녀 봤는데 이미 벌써 다 동났더라고요.

이 때만 해도 토론토에서 친구들과 (지금보다는) 자유롭게 만나고 식사도 했는데, 갑자기 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돌린다’라는 연락과 함께 토론토도 락다운에 들어갔습니다. 떠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만나려던 친구랑 저녁 식사 하려했는데, 식당이 오늘부터 dine-in 안 한다고 해서 아직 장사하는 가게 급하게 들어가서 식사하고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학교 돌아간 다음날 캐나다가 국경 봉쇄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물론 미국과의 육로는 크게 영향을 안 받아서 상관은 없었지만요.)

  • 2020년 6월

학교에서 몇 달간 지내다가 마침 한국도 100명 이하로 안정적으로 코로나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서 어머니랑 동생이 한국에 가기로 결정 했기 때문에 제가 토론토 집을 돌봐야할 상황이 와서 다시 캐나다로 들어 왔습니다.

이 시기는 미국, 캐나다도 어느정도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마스크 쓰기 같은 것을 어느정도 실천 (최소 권장)하는 시기였습니다. 마침 캐나다도 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국경은 여전히 봉쇄된 상태고 14일 격리를 이 때 처음 집에서 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국경에서 집 주소랑, 전화번호, 이메일을 제출 했고 격리 지침서 같은 것을 받았습니다. 국경에는 트레일러를 제외하곤 저밖에 없더라고요.

이 때는 여름이고 날도 좋아서 뒷마당에서 멍구랑 놀면서 지내니까 시간이 금방 갔습니다.


이 때는 한국의 빡빡한 자가 격리 수칙 및 앱을 이용한 방역에 비해 캐나다의 방역이 너무 허술해 보였습니다.
그나마 놀랐던 점은, 실제로 연방정부랑 주정부에서 전화가 와서 확인은 했다는 사실입니다 ㅋㅋㅋㅋㅋ.

제 기억으론 아마 입국 이틀 뒤에 Government of Canada에서 전화 왔고, 격리 1주일 지날 쯤에 Government of Ontario에서 전화가 와서 질문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외에도 이메일이랑 자동응답기가 전화해서 격리중이라는 거 상기 시켜줬고요.

격리 14일 마치고는 사람들 피해서 공원에 새벽에 나가서 해 뜨는 사진 찍거나 새벽 2시에 나이아가라 폭포 가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이 당시에 나이아가라는 관광객이 다 끊겨서 진짜 유령도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새벽 2시라 그랬을지도…)

이 때 혼자서 공원들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녀 봤는데 확실히 날이 좋아서 그런지 공원에 사람들이 많고 밤 늦게까지 불 피워 놓고 모여 있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토버모리 같은 관광지는 여전히 관광객이 많았고요. 그래도 사람들 모인 곳에선 대부분 마스크 쓰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놀랐던 점은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도로에 차가 정말 안 보였다는 점입니다. 토론토 시내에 차들이 정말 없었고, Gardiner Expressway 및 401에도 러시하워가 없을 정도로 정말 운전하기 편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다들 이 새로운 바이러스를 꽤 무서워 했던 거 같습니다.

  • 2020년 8월


8월 중순쯤에 동생이랑 어머니가 돌아 왔고, 동생 대학원 데려다 주느라 뉴욕 주로 며칠 넘어 갔다 왔습니다. 역시 국경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뉴욕주도 딱히 격리 요구하는 것이 없어서 동생 이사 도와주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미국 측에서 구경하고 레인보우 브릿지로 넘어서 들어 왔습니다. 구글 맵에는 다리가 막혔다고 떠서 걱정 했는데, 열려 있어서 진짜 차 한대도 없는 곳을 혼자서 넘어 갔습니다. 미시간쪽 국경과는 다르게 나이아가라는 관광지라 트레일러들이 못 다니는 거 같더라고요.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이아가라에도 한 여름인데 관광객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리고 미국측에서 처음 봤는데, 멋집니다.

이번에 캐나다 입국할 때는 며칠 있다 다시 미국 갈 거라서 국경에서 3일 후에 다시 출국한다고 했고 떠나기 전에 Government of Canada에 전화 해서 격리 기간에 출국 가능한지 확인 했다고 했더니 별말 없이 들여보내 주더라고요. 그리고 3일 정도 쉬면서 짐 싸서 다시 새학기 개강에 맞춰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일단 1부는 여기서 마치고 눈 치우고 와서 마저 쓰겠습니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 눈만 열심히 치우네요.
며칠전에 치웠는데 원상복구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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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정말 너무 좋아여 칭찬합니다

정독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이런 글 너무 좋아요 그리구 웃음 포인트가 한 두개가 아니네요 나름 정치/공중보건/행정을 아우르는 씨리어스한 글인데… 근데 격리 중 출국이라는게 도대체 뭐죠?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너무 웃겨요 그리고 멍구님 너무 귀여워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멍멍님 때문에(?) 욕 많이 보셨네요. 그런데 넘 귀엽고 소중해서 얼굴 보는 순간 고생한거 다 날라가셨겠어요. 진짜 엄청 왔다 갔다 하셨네요 ㅋㅋㅋ 저같이 미디어로만 접하는 사람들은 국경 넘나드는거 진짜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물론 육로로 많이 다니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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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콥터로 보답해주시는 멍멍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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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요즘 사는 시간대가 한국 시간대로 살아서 아까 한 새벽 6시부터 가볍게 써볼까 했던 게 쓰다보니 과거 사진도 뒤져봐야 하고 자료 조사(?)까지 하게 되니까 시간 엄청 걸리네요 ㅋㅋㅋ
논문도 이렇게 안 써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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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중 출국이라는 게 격리 기간 14일 중에 출국 하는 걸 말하는 거였습니다. 원칙척으로는 자가 격리동안 응급 상황 및 병원가는 것을 제외하곤 외출이 안 되지만, 출국을 위한 외출은 상관 없다는 것을 표현하는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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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로 열심히 검색하는데 인공기만 나와서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flags 섹션 가서 하나하나 찾아보다 태극기 보고 어이가 없었지요.

귀여움과 몽총함은 멍멍님의 존재 이유이자 최고 존엄인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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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글 쓰는게 더 잼있는 법

항공로는 확실히 까다롭고 신경쓸 것도 많더라고요.
근데 육로는 진짜 아-무도 없고 국경에서도 크게 신경 안 쓰더라고요.

평소에도 공항에서 입국 심사가 좀더 까다로웠지, 육로에선 진짜
어디가?-얼마나가?-잘가.
이러고 끝나요 ㅋㅋ

멍멍님 보는 건 좋은데 최근에 밖이 추워서 마당에 나가 있지도 못하고 주인놈 때문에 산책도 못해서 좀 답답하신 거 같긴 합니다만…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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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맞으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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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되는 거 빼고 다 재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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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동의

그 아이디어 자체가 이해가 안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어떻게 왜 격리 중 출국을 할 수 있는건지 참… 비행기는 전세기 타야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뇨 상관 없습니다 ㅋㅋ
바이러스가 나가는 건 막지 않겠다!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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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하루 화이팅 하십쇼!!

정말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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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네… 와… 그렇네요 정말… 하… 그럼 격리 중인 사람의 입국을 막는게 관건이겠네요… 와 대박이다 정말

와…이 포스트 신문 기사로 내도 될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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