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글 쓰는 밀루 형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지난 가을 방학 때 놀러 갔던 New England 지역 자랑 좀 해보려고 합니다.
여행의 목적은 New England 지역 돌아보기 + 아는 사람들 만나기 + 랍스터 먹기 (+ National Park Service 도장 모으기)였습니다.
일정은 Maps (U.S. National Park Service) 참조해서 짰습니다.
(도장 깨기가 뭔지에 대해서는 National Park Passport Stamps - Wikipedia 참조해 주시고, 나중에 심심하면 자세하게 써볼 생각입니다.
여행에서 지나간 주들은 Massachusetts, Rhode Island, Connecticut, Vermont, New Hampshire, Maine, New Brunswick (아주 잠깐)입니다.
(위 그림 아래 부분의 빈 공간이 허전해서 미국 본토의 최동단 기념비도 끼워 넣었습니다 ㅋㅋ)
로드 트립의 묘미는 주 경계에 있는 welcome sign 모으기 입니다만… 사실 이거 찍는 것도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보통 멋있는 간판들은 고속도로에만 있는데, 차 대기 위험한 곳도 많아서 구글 스트릿뷰로 미리 찍을만한 장소를 훑어 봐야지, 안 그러면 차타고 지나가다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도 못 가본 주가 미국에는 (12 + DC)개고 캐나다는 (6+3)개네요.
실질적인 여행 기간은 2021년 10월 14일 아침부터 19일 밤까지 꽉 찬 6일정도였고 굵직한 일정은 대략
14일: Boston MA → Cape Cod National Seashore MA → Provincetown MA
15일: Provincetown MA → New Bedford MA → Providence RI → New Haven CT
16일: New Haven CT → Yale University CT → Claremont NH
17일: Claremont NH → Lowell MA → Portland ME → Lubec ME
18일: Lubec ME → Campobello NB → Acadia National Park ME → Essex MA
19일: Essex MA → Salem MA → USS Constitution MA → Boston MA
이정도 입니다.
6일동안 1700 mi (2750 km)정도 싸돌아 다녔으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꽤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이렇게 길게 빡빡한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 걱정 했는데, 역시나 1주일씩이나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싸돌아 다니는 것은 무리더군요.
그 덕에 (주차티켓 + 접촉사고 + 과속티켓) 3 콤보 얻어 맞고 올 해에 또 놀러갈 생각은 깨끗하게 접었네요.
여기까진 요약본이고 아래는 사진과 함께 조금 더 자세한 일정들이 있습니다.
0일차:
- 밤 비행기 타고 보스턴에 도착. 연착되는 바람에 새벽 2시에 우버 타고 호스텔로 이동.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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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Heritage Trail 및 Boston 구경
Boston Common에서 시작하는 Black Heritage Tour를 한 뒤 Boston 구경.
단풍이 예쁘게 들었고 날이 맑고 따듯해서 구경하기 딱 좋았습니다.
오래된 건물들이 인상적입니다.
(단열은 잘 될지… 주차는 공간이 있는지… 방음은 잘 되는지… 집값은 어떨지… 여러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공원을 지나서 추천 받은 맛집에서 혼밥을 합니다.
가게가 열기도 전부터 웨이팅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프로 혼밥러니까 에피타이저랑 메인이랑 둘 다 시켜 혼자 먹습니다.
밥을 먹고 Quincy Market을 지나 차 막히기 전에 렌트카를 빌리러 갑니다.
외발자전거 타며 코미디를 하는 재밌는 아저씨가 있더군요. -
Provincetown으로 이동
Boston은 오래된 동네라 차가 엄청 막히고 길도 개판이라 최대한 빨리 빠져 나와 Massachusetts 끄트머리에 있는 Provincetown으로 이동합니다.
맨날 오대호만 보다가 진짜 바다를 오랜만에 봤는데, 별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
Provincetown 투어
멋 모르고 간 동네긴 한데 투어가 있길래 받아보니까,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게이타운이더군요.
과거부터 본토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범죄자, 해적, 노예같은 소수자들이 많이 도망쳐 온 곳이라 마을 분위기가 굉장히 오픈하다보니 여러 극작가나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기 위해 오고, 많은 성소수자들도 사회의 시선을 피해 온다고 하네요.
벌거벗은 형아들이 헌팅하러 돌아다녀서 D*ck Beach로 알려진 곳도 있고
A-House로 알려진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게이바랍니다.
예술가들이 많은 곳 답게 곳곳에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Marconi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과 영국간의 첫 무선 통신 실험을 한 기지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더군요.)
여행 와서 처음 먹은 랍스터입니다. 싸진 않지만 맛있습니다.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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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edford Whaling National Historical Park
New Bedford 지역은 과거에 등유 및 석유 기반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썼던 고래기름을 채집하기 위해 포경 산업이 굉장히 활발했던 곳입니다.
모든 집들이 고래 기름으로 불을 밝히고 산업에 고래 기름이 쓰였던 걸 생각하면 엄청난 수의 고래가 남획 되었고, 그 결과 이 지역의 고래 및 전 세계의 고래 대부분은 멸종에 이르렀습니다.
한 번 출항하면 이런 배 바닥을 고래 기름으로 가득 채울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하니, 한 번 출항할 때마다 수십 마리씩 잡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없어 포경 박물관은 들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참고로 포경으로 인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결과, 이 동네에는 오래된 대규모 저택들이 꽤 많습니다. -
Tuoro Synagogue National Historic Site
Newport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대교 회당입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내부 관람이 불가능해 아쉽습니다만, 평소에는 유대교 휴일이 아닌 날에는 일반인에게도 내부를 공개합니다. -
Blackstone River Valley National Historical Park (Slater Mill)
미국 산업 혁명이 시작된 곳입니다.
1790년에 남부에서 자란 솜을 물레방아를 이용해 직물로 바꾸는 방직 공장으로 번창한 첫 사례이며, 이후 미국의 산업을 농업에서 공업으로 바꾼 계기가 된 곳입니다.
솜털은 길이가 매우 짧기 때문에 실로 만드려면 엉킨 솜털들을 일일히 손으로 풀어야 했기 때문에 매우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었는데, 이곳에서 물레방아를 이용한 성공적인 공업화로 미국 산업은 새로운 변화를 격게 됩니다.
그리 크지 않은 높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직물을 만들기에는 충분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건너편에 보이는 교회에 시계가 있는데, 생긴 이유가 그 전까지는 공장 주인만 시계를 가지고 있어서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으로 슬쩍 슬쩍 사기치는 경우가 있어서 노동자들이 돈을 모아 공공 시계를 구매했다고 들었습니다.
덤으로 매우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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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r Farm National Historical Park
이름과는 다르게 농장으로의 중요성보다 J. Alden Weir의 집과 작업실로 유명한 곳입니다.
사실 미술에는 조예가 깊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예술가들이 지금도 와서 영감을 받고 작업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주 한적한 시골에 있습니다. -
Yale University
전 룸메이트분과 함게 어마어마한 크기의 피자를 먹고 Yale University 투어를 했습니다.
(셋이 먹고도 피자 한판이 남는 오병이어의 기적…)
도시 한복판에 있는 학교 치고는 캠퍼스 규모도 크고 건물들도 멋있습니다.
생각보다 New Haven의 치안 상태가 메롱이라는 사실을 듣고 놀랐습니다. -
University of Connecticut Storrs
중학교 동창이 박사 하러 나왔다길래 들렀는데 여기도 정말 시골에 있는 학교입니다.
캠퍼스는 예쁘장한데 워낙 시골이라 겨울에 눈 오면 답 없겠더라고요.
이 후엔 Connecticut을 떠나 New Hampshire/Vermont 경계에 있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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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ish-Windsor Covered Bridge
Vermont와 New Hampshire를 잇는 오래된 지붕이 있는 나무 다리입니다.
크게 의미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말타고 달리면 벌금 $2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라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더라고요. -
Saint-Gaudens National Historical Park
미국의 유명한 조각가 Saint-Gaudens가 살았던 집(왼쪽)과 작업실(오른쪽)이라고 합니다. (사실 잘 모름…)
재밌는 것은 집 벽을 일본식 다다미로 장식했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아름다운 정원들과 여러 조각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조각 문외한이지만, 유일하게 알아 봤던 것은 이곳에 있는 (왼쪽) Shaw Memorial과 Boston Common에 있는 (오른쪽) Shaw Memorial이 (거의) 같은 작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Saint-Gaudens가 Boston Common에 작품을 만들기로 되어 있었는데,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자 (십년정도?) 사람들의 항의로 인해 일단 오른쪽 작품을 만들어 두고, 같은 틀을 이용해 약간의 수정을 거쳐 왼쪽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
Marsh-Billings-Rockefeller National Historical Park
Marsh와 Billings가 농장이 있었는데 자연 보호를 위해 땅을 기부하고 어쩌구 저쩌구… 근데 록펠러도 어떻게 연관이 되어서 같이 이름이 들어간 국립 공원입니다.
Vermont의 유일한 국립 공원이라는 것 빼곤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이 때부터 슬슬 시간에 쫒기고, 휴식도 잘 못 취해서 피곤하고 바빠서 예정보다 많은 것을 스킵하고 넘어가기 시작해서 아쉬운 점이 많이 남습니다. -
Billings Farm & Museum
농장 관련 박물관인데 이곳도 시간이 없어서 둘러보지 못한 게 매우 아쉽네요.
흐린게 좀 아쉽지만 예쁜 Vermont의 단풍과 어우러진 곳이었습니다. -
Quechee Gorge 및 Vermont Fall Colors
예상치 못하게 길 가다 찍은 Vermont의 단풍입니다.
왼쪽 두 장은 Quechee Gorge State Park고요, 오른쪽 두 장은 Vermont 어딘가입니다.
로드 트립의 묘미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
Lowell National Historical Park
안 그래도 빡빡한 일정에 오는 길에 접촉사고까지 나서 겨우 문 닫기 전에 도착한 곳입니다.
이 곳도 수로를 통한 물레방아에서 나오는 힘으로 공장을 만들기 시작한 공업단지입니다.
도시 곳곳에 서 볼 수 있는 수로들이 예쁩니다.
Vermont에서 Massachusetts까지 왔지만 아직 오늘 하루가 끝난 게 아니라 Maine 끝까지 가야합니다. -
Portland Maine
드디어 Maine에 들어 왔으니 랍스터를 먹어야죠.
Oregon에 있는 Portland와 이름은 같지만 Maine에 있는 Portland에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랍스터의 주 답게 해산물 가게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를 골라 프로답게 랍스터 롤과 통 랍스터 그리고 클램 차우더를 시켜서 혼자 먹습니다.
확실히 Maine이라 저렇게 먹고도 $70불정도 나왔습니다.
다른 곳에서 저렇게 먹었으면 $100은 훌쩍 넘지 않았을까 싶네요. -
삐뽀
이런 ㅡㅡ
고속도로가 끝나자마자 줄어든 속도에 반응을 못 했는데, 하필이면 이 밤중에 시골 한복판에 맞은편에서 오던 차가 경찰차였습니다.
접촉 사고 때문에 경찰 불렀었는데 하루에 경찰 두 번이나 만났습니다.
아직도 2시간이나 더 가야하는데 기부금까지 내게 생겼습니다. -
Lubec Maine
10월 중순인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입니다.
새벽 1시가 넘어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혼자 쓰기엔 아까운 방과, 혼자 쓰기엔 너무나도 큰 샤워부스가 인상적인 숙소입니다.
이제 코 앞이 캐나다 입니다.
오늘 하루만 800km 운전에 구경까지 하고 경찰도 2번이나 만난 다이나믹한 하루라, 이제 여행 절반했는데 여행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고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듭니다.
내가 여행을 하러 온 건지, 벌 받으러 온 건지 혼란해하며 이런 무식한 계획을 짠 멍청이를 탓하며 기절해서 잠듭니다.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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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bec Maine
죽었다 깨어나서 아침에 잠깐 둘러본 시골 국경 마을 Lubec입니다.
New Haven에서 받은 코로나 검사지와 함께 국경을 넘을 채비를 합니다.
보시다시피 Canada쪽은 섬입니다. 심지어 주유소도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은 국경인지라 ArriveCan, 코로나 음성 검사, 백신 카드 전부 확인하더군요. -
Campobello Island New Brunswick
오랜만에 Canada에 다시 왔습니다.
New Brunswick을 차로 올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왼쪽이 귀염둥이 국경 검문소고, 오른쪽은 Canada쪽에서 찍은 Lubec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귀염둥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작은 국경이기 때문에 welcome sign도 멋있게 꾸며 놓진 않았습니다.
Maine은 동부시간대이고 New Brunswick은 대서양시간대라 시간 여행을 했습니다.
육로로 Canada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Canada 측에서만 항상 속도 단위에 대한 경고를 써붙입니다.
물론 저도 저거 없었으면 까먹었을뻔 했습니다. -
Roosevelt Campobello International Park
미국 Roosevelt 전 대통령의 여름 별장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측에서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원입니다.
별장 외에도 꽤 넓은 자연 구역이 공원에 포함 되어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야생 방울 토마토가 자라더군요.
근데 Visitor Cente가 문을 닫았더군요.
건물 뒤에서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가보니까 직원이 있길래 물어보니까 이번주부터 비수기라고 모든 건물들은 닫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친절하게 직원분이 공원 설명 해주셔서 감사하게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수기라 사람도 아무도 없어서 혼자서 둘러 보는데 시간이 빠듯한 것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여름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겠더라고요.
이제 다시 국경을 건너서 미국으로 돌아 옵니다. -
Quoddy Head State Park
이곳은 미국 본토에서 가장 최동단입니다.
잘은 안 보이지만 기념비에 이곳의 좌표 [44°48′9″N 66°57′1″W]가 새겨져 있습니다.
불과 1시간 사이에 캐나다와 미국에서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본 단풍입니다. -
Acadia National Park
Maine에서 유명한 Acadia 국립 공원으로 갑니다.
보통 자연 하면 서부라고 생각하지만 동부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많은 사람들이 국립 공원에 몰려 현지인 및 공원 관리인들도 당황스럽다고 합니다.
시간도 없고, 날이 흐리고 해가 저물 시간이 다가와서 눈으로 본 만큼의 아름다움을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빡빡한 일정을 짠 바보를 탓하며 이제 다시 Boston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릅니다. -
Portland Maine
다시 Portland에 들러 랍스터를 주문합니다.
프로답게 굴과 랍스터 디너를 주문했는데 예상치 못한 조개가 딸려 나왔습니다.
굴은 매우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시골에서 온 촌놈 티 안 내려고 일단 같이 나온 수프를 한 모금 마시고, ‘역시 미국 수프는 짜고 비리네’ 생각하며 당당하게 조개 껍데기를 벗겨 속살을 통째로 입에 집어 넣습니다.
입에서 씹히는 모래 맛에, ‘역시 미국 놈들은 해감도 할 줄 모르는군’, 비웃으며 와드득 와드득 씹어 먹습니다.
그러자 옆자리에 있던 분이 뭔가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겁니다.
조개 먹을 때 조개 살에서도 껍데기 부분을 벗겨 내고 남은 모래를 조개 육수에 씻어 내고 먹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은 모래맛을 즐길줄 아는척하면서 알았다고 쿨한척 넘어갔지만 속으로는, 역시 시골 촌놈이라고 온 동네 소문 났겠다고 창피해 하며 고급 음식점에서 손 닦으라고 준 물을 원샷했다는 얘기가 생각 났습니다.
뭐가 됐든 매우 맛있는 식사였고 이번에도 $70정도 나왔습니다.
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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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m
이 동네는 과거에 굉장히 번창했던 항구로서 이 곳에서만 나오는 세금을 걷기 위하 세관이 따로 있었을 정도로 굉장히 무역이 활발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곳은 1692년 마녀 재판으로 수십명이 사형당한 것으로 더 유명한 도시입니다.
마을 한복판에는 마녀 재판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의 추모 공간이 있습니다.
바닥에는 "For my life now lies in your hands; On my dying day, I am no witch; God knows I am innocent; Oh Lord help me; I am wholly innocent of such wickedness; If I would confess I should save my life; I do plead not guilty."라는 글귀가 적혀 있고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비석들이 있습니다.
"Pressed to death"라는 문구가 무섭게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아예 동네를 마녀/마법/주술/유령 컨셉의 관광지로 홍보를 합니다.
오죽하면 마녀 재판과 관계 없는 동네 공동 묘지조차 관광지로 사용될 정도입니다.
New England 지역에서 2번째로 오래된 공동 묘지라고 하네요.
1689년에 새겨진 비석을 보면 쓰는 표현들이 확실히 다르네요.
무료로 묻힌 댓가로 300년 후에 자신의 묘지가 관광지가 된 다면 기분이 참 묘할 거 같습니다.
허브나 이끼를 말려 주술적 의미를 담은 기념품을 팔기도 하고 (돈 벌기 참 쉽죠?) 마법 가게라 쓰고 향초를 파는 가게도 있고, 평생 우려먹을 수 있는 동네 컨셉 하나는 확실하게 잡은 거 같습니다. -
Saugus Iron Works National Historic Site
Saugus라는 동네에 위치한 17세기에 지어진 제철소입니다.
안타깝게도 여기도 비수기라 제가 방문 했을 때는 모든 건물들이 닫혔고 직원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시간도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많은 걸 보진 못 했지만, 날이 맑아서 매우 예쁜 풍경이었습니다.
시청도 멋있고, 교회에서 파는 수 많은 호박들도 인상 깊었습니다. -
USS Constitution
드디어 다시 Boston으로 돌아 와서 최초의 미 해군 함정중 하나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함정인 USS Constitution호에 탑승하였습니다.
현역 미 해군 함정이기 때문에 이 배에서 근무하는 모든 인원들은 현역 해군이며 1800년대 당시의 해군 제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무 인원들의 임무는 대부분 현직 해군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며 배 한 쪽에는 1797년 초대 함장부터 현재의 함장이 기록된 명패가 있습니다.
실제로 1812년 영미 전쟁에도 참전한 배이므로 과거 적국의 배에 탑승하고 있는 셈입니다 ㅋㅋ.
배의 상태는 현재에도 양호하며, 자력으로 항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물론 실제 자력으로 항해한 지는 수십년이 지났고, 항해할 일이 있으면 예인선이 끌고 간다고 합니다.
더불어 탑재된 대포의 상태는 사용 가능하며 실제로 매일 아침 8시와 일몰 시간에 공포탄을 발사하는 관습은 아직도 지켜지고 있다고 합니다.
재밌는 점은, 해군에서 일정 계급 이상 승진하려면 필수적으로 받는 훈련에 역사 교육이 포함되어 있는지, 이 곳에서 대포 쏘는 훈련, 파이크로 배에 기어 오르는 적군 상대하는 훈련, 머스켓 쏘는 훈련 및 이 배의 선실에서 자는 과정을 통과해야합니다.
실제로도 현대 해군복을 입고 이곳에서 훈련 받고 있는 해군 장교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USS Cassin Young
USS Constitution 바로 옆에는 2차 세계대전 때 건조되어 한국 전쟁에도 참여했고, 지금은 퇴역한 USS Cassin Young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 자세히 둘러보지는 못 했지만, 날짜만 잘 맞추어 오면 탑승할 수도 있습니다. -
Boston
모든 방문을 마치고, Boston Chinatown에서 마지막 랍스터를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동안 랍스터만 7마리를 먹었네요.
모든 일정을 다 마치고 렌트카도 반납한만큼 좀 여유롭게 Boston 밤 산책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마침 보름달이 뜬 날이었네요.
시간 있었으면 여기서 차 한잔 하는 것도…
날이 춥지 않아 야경 구경하기 좋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이기 때문에 이제 진짜 숙소로 돌아가서 쉴 시간입니다.
마지막 날까지 6시간 이상 잠을 하루에 잔 적이 없네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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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 가는 길
아침 비행기를 타고 운이 좋으면 비행기 창문으로 해가 뜨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찍자마자 기절해서 잠듭니다.
역시 Midwest는 농장 말고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학교 상공을 지나가는 중입니다.
여기서 뛰어 내리면, 바로 출근 가능합니다. -
마무리:
이렇게 미칠듯이 빡빡했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 오자마자 기절해서 하루 종일 잔 거 같습니다.
다시는 이렇게 타이트한 여행을 안 짜렵니다.
일정이 3-4일정도거나, 중간에 하루 쉬는 날을 뒀으면 좀더 여유롭게 충전하면서 다닐 수 있었을 텐데, 비행기 타고 간 일정이라 최대한 많은 것을 구겨 넣는 바람에 육체적, 정신적, 금전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젊을 때 이런 미친 한계를 넘어봤으니, 앞으로는 겸손하게 살아야겠습니다.
Boston으로 비행기를 타고 갔지만, 정작 Boston 자체는 많이 안 본 거 같네요.
그래도 전에 MIT 및 Harvard는 다녀왔으니 학교 구경은 안 해도 돼서 다행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웠지만, 그만큼 못 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서, 언젠가 또 올 훗날을 기약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